이런 것들을 먹으면서.



























- 저 무서운 바지락 칼국수는 절대 내가 시킨 것 아님. 난 정말 해산물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다. 꾹 참으면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해물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비릿한 맛이 싫다.
들깨 칼국수는 완전 사랑한다. 심지어 들깨 가루를 사서 집에서도 만들어먹을 정도.



해물은 싫지만 가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해물칼국수나 수제비를 시킬 때도 있다. 그때는 절대 조개나 홍합은 먹지 않고 익은 오징어나 새우만 먹는다.
나날이 입맛이 토속적으로 변하는 걸 느낀다. 찬바람이 쌀쌀하게 불어오니 뜨듯한 국물이 자연스레 당긴다. 요즘 완전 칼국수 홀릭. 더불어 만두도-
얇고 부드러운 피에 속이 실하게 찬 완벽한 만두를 만나기란 참으로 어렵다. 옛날 옛적 아직 내가 학생이었을 무렵 김씨와 사먹었던 산둥만두집 만두가 참 맛있었는데, 소리 소문 없이 가게 문을 닫고 사라져 버린 사장님 때문에 이제는 추억 속의 환상만두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최근에 내가 완벽한 만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학교 앞 시골여행의 고기만두와 김치만두가 있어서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이건 어제 김씨네 동네에 가서 먹은 김밥과 칼국수. 시골 할머니가 하시는 가게라 아주 허름했는데 진짜 촌에서 먹는 칼국수 맛이라서 먹는 내내 감탄했다. 양도 어찌나 많은지 김씨랑 나랑 두 명이서 저걸 다 못 먹고 남기고 왔다. 한때는 뷔페 한번 가면 4~5 접시는 휩쓸고 오던 우리였건만 이제는 나이를 먹으니 소화력이 딸려서 저 정도도 남긴다...아무리 맛있어도 다 먹기는 너무 많았다.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집에서 엄마가 싸주는 것같은 느낌의 김밥과 시골 특유의 푹푹 끓인 칼국수. 가격도 다 합쳐서 7500원밖에 안하니 얼마나 좋은지.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
생각해보니 진짜 최근에 칼국수를 자주 먹었구나. 만두도 그렇고.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달달이 계의 선두주자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가 디저트를 안 먹고 살 수는 없지.




- 사진 순서가 엉망이다.
그래서 이런 것도 먹었다.
얼마 전 드디어 생긴 투썸에서 먹은 케익들과(다소 실망스러웠음. 가토 쇼콜라가 너무 퍽퍽했다), 빕스에서 항우와 함께 저녁 먹은날 먹은 후식들(저날 완전 티라미수를 갖다 퍼먹었지), 그리고 어제 김씨와 다녀온 양산의 프랑스 과자점 작크에서 먹은 산마르크 케익과 아메리카노.


양산 신도시는 어떤 면에서는 정말 울산보다 훨씬 좋았다. 골목 골목이 잘 발달되어 있고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이 넓어서 아주 걸어다니기 좋았다. 이날 따라 날씨도 어찌나 화창했는지. 비록 과자점에 처음 걸어서 가보는 길이라 길을 잃고 좀 헤매였지만(지도를 보고도 못찾아가는 길치 여인들)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우수수 떨어진 솔잎을 밟으며 따뜻한 햇살아래 김씨와 과자점을 찾기 위해 걸어다니면서 정말 오랜만에 많이 웃고 떠들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작크 과자점도 예상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 김영모 빵집 못지 않게 종류가 다양하고 신기한 빵과 과자가 많다던 김씨의 설명처럼 정말 처음보는 디저트들이 아주 많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데코가 아름다운 파운드 케익이나 다른 빵집에서 볼 수 없는 작크만의 디저트를 골라 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결국 김씨와 나는 둘이서 빵값만 5만원 가량을 쓰고 왔지. 하하하- 공포의 빵자매.
울산에도 저런 과자점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옛날에 사랑했던 쁘띠르뺑은 이제 초심을 잃고 평범한 동네 빵집이 되어가고 있고, 옵스는 단과자 빵보다는 발효빵이 훨씬 더 맛있다. 유학파 파티쉐님들이 울산에도 샵을 좀 오픈하면 열렬한 팬이 되어 사먹으러 다닐텐데. 아쉽다, 작크. 자주 가기에는 너무 멀다.






- 김씨가 사준 아름다운 레몬 파운드 케익과 그 외 달달이들. 마롱 페이스트리가 정말 맛있었다. 다른 데서 맛보지 못한 아주 특별한 느낌이었다. 새벽에 남아 있는 졸음마저 쫓아주는 달콤한 밤. 언제 또 먹을 수 있을지.
다음에 또 가서 휩쓸어 오리라, 하고 다짐만 할 뿐.
찬바람이 쌀쌀하게 불고, 마음은 스산하게 메말라만 가는 계절이다. 한 해가 또 저물고 한 살 다시 먹는구나. 다가오는 방학을 그리며 지금의 바쁘고 힘든 시기를 참고 견딘다. 맛난이만이 위안이 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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